[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아버지와 까치
동요와 동시 2015. 3. 4. 15:31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이를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아 왔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아이에게 쏟는 정성 반도 못하는 제 모습을 반성하게 만드네요...
눈시울이 붉어지고...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가고...
조용히 전화기를 들어 멀리 계신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해봅니다....
아버지와 까치....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왔습니다.
치매기가 있는 백발노인이 창밖을내다 보다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냐?"
"까치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 있다
다시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냐?"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을 바라보시더니
또 같은 말을 하십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니까요!"
그 때, 옆에서 듣던 어머니가 한숨을
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범아! 너는 어렸을 때 저게 무슨 새냐고
백 번도 더 물었다.
"아빠 저 새가 무슨 새예요?"
'응. 까치란다.'
'까치요? 아빠 저 새가 무슨 새예요"
'까치야'
'까치요?"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까치란다. '까치란다."
몇 번이고 대답하시면서 말하는 네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
그래서 네가 말을 배울 수 있었던 거라고."
언제부터인가 전해져 오는 이야기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 앉습니다.
그래요
지금 힘없이 떨리는 저 손이
바로 내가 처음 발을 딛고 일어설 때
잡아주셨던그 손이었습니다.
땅바닥에 넘어져 무릅을 깼을 때 울던
나를 일으켜 세우시던 그 손.
코 흘릴 때 훔쳐 주시고
눈물 흘릴 때 닦아 주셨던 손.
이제는 매를 들어 때리셔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가랑잎처럼 야위신 손.
꼭 잡아 드리세요..
언젠가 나를 잡아 주셨던
아버지의 그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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