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길을 묻다..
동요와 동시 2015. 3. 24. 10:00 |길을 묻다...
길 가던 한 젊은이가 양치기 할아버지에게 길을 묻었습니다..
" 할아버지, 아테네로 가는 중인데 해 저물 때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냥 쳐다보기만 합니다..
" 해 저물기 전에 아테네에 들어갈 수 있겠냐구요?"
대답이 없자 젊은이는
욕을 하고는 그냥 가던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제서야 할아버지는 걸어가는 젊은이의 뒷모습을 보고 입을 열었습니다..
" 이보게 젊은이.."
" 그런 걸음걸이로 가면 해 지기 전에 갈 수 있겠네! "
사람에 따라 걸음걸이는 다 다르지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젊은이의 걷는 모습을 보고 난 다음에 정확한 대답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한양으로 가던 젊은이가 밭에서 일하던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 아주머니 한양까지 몇 리 남았나요? "
" 고개 넘어 십 리만 더 가슈 "
이번에는 밭에서 일하던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 고개 넘어 십 리만 더 가슈 "
이번에는 밭에서 일하던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이번에도 또 고개 넘어 십 리만 더 가면 된다고 하자
나그네는 화를 냈습니다..
" 고개 넘어 십 리라고 하더니 또 십 리에요?"
할아버지는 껄껄 웃으시면서 말했습니다..
" 어차피 갈 길인데 멀다고 하면 맥만 빠지지 십 리쯤 남았다고 하면 기분도 좋고 기운도 날 게 아닌가 "
숫자로 따지는 세계와 마음으로 재는 세계가 만나는 동양과 서양
두 길을 통합하여 만드는 창조의 세계
그 곳에 다양한 빛이 모여 하나가 되는 무지개가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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