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1호 띵똥 아저씨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간의 좋지 못한 소식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 요즘...

아이들에게 말로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때 뿐인 아이들...

아랫집은 아랫집대로... 윗집은 윗집대로 모두가 힘이 들것입니다..

삼형제인 저희집도 수시로 아이들을 자제시키며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네요..

다행히 너그러우신 아랫집 분들을 만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며...

 이따금씩 맛잇는 것이 있으면 함께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아랫집에 피해가 가지 않게 행동하자며..

 다시한번 다짐을 하게 되네요..



산이네는 시골 마을에서 아파트로 처음 이사를 옵니다..

마치 큰북을 치듯 쿵쿵거리는 산이와 별이...

띵똥 띵똥 !

벨이 울리고 문이 열리자 한 아저씨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서 있습니다..

아저씨의 호통소리에 엄마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계십니다..


퇴근하고 돌아오신 아빠는 낮에 있었던 일들을 듣고 화를 냅니다..

" 애들이 좀 뛸 수도 있는 거지.."


한가로운 토요일..

큰북 작은북이 울려라 뛰는 소리에 벨소리가 울립니다..

붉그락푸르락한 얼굴로 서 있는 아저씨..

아빠는 좀 맞서는가 싶더니 결국 죄송하다며 허리를 굽힙니다..


다음날 회사에서 돌아온 아빠는 층간 소음 전용 실내화를 사옵니다...

두툼한 이불을 깔고 매트도 깔고 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주 올라오시는 아저씨 때문에 벨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빠는 무협영화에서 처럼 발뒤꿈치를 들고 재빠르게 다니는 모습을 알려줍니다..

쉬쉬쉭 소리만 날뿐 쿵쿵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감탄하며 산이와 별이는 아빠를 따라합니다..

그 뒤로 산이네 벨은 잠잠했습니다..



어느날...

이모네 식구들이 놀러 온날...

전쟁터에 온 것처럼 큰북, 대포, 기관총 소리를 내며 뛰어다니자...

띵동 띵동! 

띵동 아저씨와 아빠가 큰소리로 싸웁니다..

결국 이모네 식구는 저녁도 먹지 않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후 ...

일부러 뛰라고 말하는 아빠... 

산이와 별이가 뛰자 아저씨가 다시 올라옵니다...

아빠는 산이와 별이에게 숨어 있으라고 말합니다..

아빠는 이모집에 아이들이 모두 따라 갔다며 ... 거짓말을 합니다..


못 믿었던지.. 집을 살피는 아저씨..

갸우뚱거리며 아저씨는 내려갑니다..

거짓말했다는 생각에 산이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어느날...

지난주에 이사온 윗집이 너무 시끄럽습니다..


참다 못해 올라간 아빠...

방에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영어 캠프 가고 없다고 거짓말하는 아저씨...

그 뒤로 산이네 가족은 소음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엄마의 생일날 ..

산이와 별이는 그동안 모아둔 용돈으로 케이크를 사서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아랫집 아저씨를 만나고...

산이와 별이는 무섭고 떨려 얼굴을 가리려고 케이크 상자를 높이 들고 인사를 건넨것인데...

아저씨는 선물한 것으로 착각하고 선물을 받아갑니다..



며칠 뒤 엘리베이터 안에서 또 아저씨를 만납니다..

아저씨는 잠깐 집에 들러 차를 마시자고 합니다..

어떨결에 901호로 들어간 엄마, 산이, 별이...

아저씨와 대화를 하다보니 이젠 아저씨의 띵똥 소리가 무섭지 않고 ..

왠지 진심으로 발소리가 울리지 않게 해야 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일요일 아침..

1101호는 아침부터 시끄럽습니다..

아빠는 윗집으로 향합니다..

윗집 아저씨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문을 열고..

아빠는 말합니다..

" 케이크 좀 드시겠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하는말 

살살 걸어 다녀...

그렇다 보니 아이를 혼낼일이 많아 집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이웃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고...

이웃을 좀 더 이해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배려하는 마음을 다듬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Posted by 마법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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