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그러나 쉽지 않았던 과정
한국야구 대표팀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결과와 별개로 이번 대회의 경기 과정은 한국 야구에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결승전에서는 3대 1의 스코어로 아슬아슬하게 이기기는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일본의 사회인 야구팀(물론 실업야구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되기는 했다)에게 패했었다.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다.
3일전 중국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히구치 신을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했다.
다시 만난 결승전...
이번에는 하루 쉬고 나온 히구치 신에게 우리 선수들은 지난번의 실패를 거울 삼아 적극적인 공격을 했다.
1회, 2회, 3회 계속 찬스를 만들면서 대량 득점할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현빈의 번트 실패 후 나온 적시타로 1득점뿐이었다.
다행히 8회초 동점 상황에서 김도영, 문보경의 연속 적시타로 승리했다.

대회 내내 반복된 불안한 장면들
앞의 경기들을 돌이켜보자.
예선리그 1차전인 대만전에서도 20세의 실업리그 투수 린이웨이에게 끌려갔었다.
5회까지 1안타에 불과했다.
다행히 무실점으로 막은 투수진과 후반에 터진 타선의 힘으로 5:0으로 이겼다.
결과로는 완승이었으나 그 과정에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슈퍼라운드 2차전 중국전
1회 충격적인 선제 실점을 한 뒤 우리 수비수끼리도 부딪히는 어이없는 실수도 했다.
초반에 상대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하지 않았다면 자칫 말릴 수 있는 경기였다.
우리 프로야구가 왜 이렇게 경쟁력이 떨어졌을까?
안정적인 번트, 무사나 1사 3루에서의 팀 배팅, 수비에서 콜 플레이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각 프로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만 모아놨는데 기본기가 안 갖춰져 있을 리는 없다.
낯선 투수를 상대하는 능력, 단기전에서의 긴장감, 작전 수행과 수비진의 호흡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서 계속 의아했던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스트라이크존이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들쑥날쑥하고 오심도 많았지만, 어느 한 팀에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번 대회 심판들은 KBO ABS에서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던 높은 코스를 상대적으로 좁게 판정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신 좌우는 넓은 편이었고, 모서리는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는 듯했다.
ABS가 남긴 새로운 숙제
ABS에 익숙해진 우리 타자들이 주심이 판정하는 야구에 적응을 못하는 듯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그 변화를 체크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ABS가 국내 프로야구의 판정 논란을 줄이고 일관성을 높인 것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국내 리그의 공정성과 국제대회의 적응력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심의 판정을 기본으로 하고,
스윙여부와 마찬가지로 경기당 일정한 횟수만 ABS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 방식을 검토하는 게 어떨까 한다.
세계 최초의 ABS 도입이 판정을 발전시켰지만, 동시에 선수들의 적응 능력까지 약화시키지 않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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